상계의 거목, 독왕 진조영 그가 돌아왔다!
우연한 계기로 구음독교의 신물, 독각수를 품게 되어 만독불침지체가 된 갓난아이. 독각수에 의해 강호에 혈겁이 일어날까 우려한 이들은 이 아이를 무공을 접할 일이 없는 전포 금보당의 주인, 사채업자 진추목에게 맡기게 된다. 어려서부터 탁월한 금전 감각을 발휘하며 자라난 소년, 진조영은 할아버지 진추목을 잇는 재목으로 성장하고, 점차 상계의 생리와 세상의 이치를 터득해 가는데......
'필요하다면 광동의 상계를 싹 쓸어 주지!'
만독불침의 신체를 지닌 상계의 전귀, 진조영!
비열하고 치사하더라도, 돈이면 안되는 게 없다.
광동을 넘어 중원의 상계를 제패하고자 하는 그의 전기가 시작된다.
[ 250화 완결 / 25화 무료 ]
노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세상에 구르는 돈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더냐?"
"아뇨."
"돈에는 세 가지 색이 있다. 푸릍빛을 띠는 놈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검은빛을 띠는 놈은 사람을 절망에 빠트리고...... 그리고 붉은빛을 띠는 놈은 사람들의 피를 부르지."
"왜요?"
"그게 돈의 속성이니까."
신독왕전기 中
무협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무림인들은 대게 무력의 상승을 꾀한다. 황금 십만 냥과 절세의 영약인 공청석유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백이면 백 후자를 고를 것이다. 처음에는 약한 무력을 지녔으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강해지거나 혹은 처음부터 무지막지하게 강하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서하 작가의 소설 [신독왕전기-개정판]은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돈. 금력. 그리고 사람이다. 물론 주인공 일신의 무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독각수라는 기연을 얻어 언제고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전제가 붙지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주된 전개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돈을 대하는 자세,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께서 그러셨습니다.
세상을 구르는 돈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법이라고요.
신의가 담겨져 있으면 한낱 구리돈도 나중에는 황금빛을 발하며, 신의가 담겨져 있지 않으면 백 냥짜리 금원보라도 손을 베이게 된다고요.
지금 총관께서 주신 어음에는 과연 무슨 색깔이 담겨져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 할아버지에 대한 신의는 보이질 않았고, 상단의 오만함만 보였습니다.
그러니 제게는 휴지조각일 밖에요.
그래서 찢어버렸습니다.
외람된 말씀이나 은화 만 냥에 연연할 정도로 궁하지는 않습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이런 대사가 있다. "장사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야."
우리는 살면서 돈이라는 것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소중한 누군가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순전히 그를 믿기 때문에 빌려준 적이 있던가. 그가 처한 상황을 살피고,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계산하고, 없다면 거절한 적이 있었던가.
돈 때문에 친구와 멀어지고, 연인과, 가족과 멀어진다. 세상만사 돈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너무나도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라' 라던가, '고작 돈으로 내가 넘어갈 성 싶으냐- 라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다'라는 밈이 존재할 정도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
돈은 그저 돈일 뿐이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과연 맞는 것일까. 신의가 담기지 않은 현금다발은, 신의가 담긴 만원짜리 두 장보다 무가치한 것일까.
주인공 진조영의 행동들과 말을 보면서 꽤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사람이냐, 돈이냐. 둘을 모두 취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둘 모두 잃게 될 것인가. 하나라도 건질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한낱 사채업자가 무림의 판도를 바꾸고, 세상 밑바닥 상인들과 백성들의 희망의 등불이 되는 과정을 보고 싶다면 감히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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