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이 남자를 건드려 보고 싶다. 찔러 보고 싶다. 그리고…… 느껴 보고 싶다. 그의 품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싶다. 자신 안에 있는 이 열정을 그가 화려하게 터트려 주길 원했다. “오늘도 거절인가요?” “진심이 뭐야?” “난 온몸으로 내 진심을 알렸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못 알아들은 거예요?” “충분히 알아들었어.” “그런데 왜 망설이는 거죠? 내가 마음에 들지 않나요?” 그럴 리가. 한 걸음만 더 다가온다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움을 그녀도 느끼고 말 것이다. 강욱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다시는…… 당신한테 기회 같은 건 주지 않을 거예요.” “다른 남자라도 찾겠다는 뜻으로 들리는군.” “못할 것도 없죠.” 지독하게 자신을 절제하고 있는 남자 때문에 심장이 묘하게 뒤틀렸다. 엉망으로 구겨진 자존심 따위 상관없었다. 이대로 저 문을 열고 나가 가뿐히 털어 내면 그만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더 기가 막힌 건 구걸을 하는 듯한 행동이 결코 비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