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처를 만들며 소소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나에게 하루아침에 떨어진 날벼락. 이디르, 이 남자가 들이민 한 장의 계약서 때문에 거액의 빚을 지게 될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뭐? 심지어 저주에 걸린 상태라고? 그러니까 그걸 나보고 해결하라고? 뭐 이런 뻔뻔한 인간이 다 있지? 하지만 나에게 선택지는 없었고, 그의 계략대로 계약을 체결했다. 저주를 상쇄하는 드림캐처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건 행복한 기억. 난 이디르의 앞에서 당당히 선언했다. “각오하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공작님을 행복하게 만들 테니까요.”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즐기라고. *** 그런데 이디르, 이 인간. 철벽도 이런 철벽이 없다. 무슨 말만 하면 바쁘다고 하고, 귀찮다고 쫓아내고, 시간 좀 달라는 말엔 대차게 까였다. 물론 그런 것에 굴할 루나비스가 아니었다. “공작님, 어디 가세요?” “지금 뭐하세요?” “시간은 있으세요?” “저랑 같이 식사 좀 하시죠.” 이디르가 뭐라고 하든 꿋꿋이 말을 걸고,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그런데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저 까칠한 남자가 웃는데 왜 내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