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8년, 조선. 하늘이 찢기고, 지옥의 숨결이 이 땅 위로 터져 나왔다. 불길 속에서 괴물들이 깨어났다. 사람의 형상을 찢고 세상을 삼키려는 그것들— 선재. “하늘을 세울 운명이라면… 내가 지키겠다.” 처음엔 누이라 믿었다. 그러나 끝내— 그녀는 그의 신념이 되었고, 가장 아픈 사랑이 되었다. 아령. “이 불은 나를 태우지 못한다.” 문을 닫기 위해, 그리고 단 한 사람— 그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지운. “끌어내려서라도 곁에 두겠다.” 그녀를 갖기 위해 어둠과 손을 잡았다. 도겸. “흙처럼 남겠다.” 누군가는 뿌리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중심을 지킨다. 무연. “피눈물 흘리며 내 이름을 부르게 될 것이다.” 그녀의 원한은 이승에 닿아, 다시 귀문을 흔든다. 예언은 반복된다. “문이 열리면, 세상은 불타고 백성은 굶주릴 것이다.” 그녀가 지켜야 할 것은 단 하나— 어둠을 막고, 이 땅의 심장을 되살리는 것. 누구도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