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약혼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청첩장으로 따귀를 맞던 여름을 구해 준 그는 꽤 탐나는 남자였다. “혹시 결혼하셨어요?” 괜찮은 사람을 보면 결혼 여부부터 묻는 것은 커플매니저가 되고 생긴 버릇이었다. 침묵을 대답이라 판단한 여름은 질문을 고쳐 되물었다. “그럼 애인은 있어요?” 다시 돌아온 물음에 잠시 눈을 찡그리던 수호는 이내 재밌다는 듯 웃었다. “나한테 관심 있어요?” “직업병이라고 해두죠.” “지금 영업하는 거예요? 아님, 나한테 작업 거는 거예요?” 불쑥 들이친 날카로운 질문에 여름은 목이 턱 막혔다. 분명 의도는 직업적이었으나, 그 속 어딘가에는 사심도 들어 있던 것 같아서. 당황한 여름이 머뭇거리자 수호가 다시 입을 뗐다. “영업이면 그만둬요.” 그래, 내 코가 석 자인 와중에 회원 유치는 무슨. 심심한 사과의 말씀이라도 전하려던 찰나 그가 끝맺지 않은 뒷말을 이었다. “작업이라면 넘어가 줄 의향도 있는데.” “…….” “어때요, 한번 꼬셔 볼래요?” 연애고자 커플매니저와 연애고수 비혼주의자의 짜릿한 계약 연애 <애인 계약>. 일러스트 By 문몽(@moonmong1)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