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호텔 방문이 거칠게 닫히고 여자의 머리채를 우악스럽게 쥔 남자는 여자를 거의 끌고가다시피 복도를 걸었다. 너른 라운지 공간을 거침없이 지나쳐 익숙하게 몸을 틀어 나타난 커다란 침대에 그녀를 처박듯 밀어 눕혔다. “으흑….”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이 새햐안 이불과 베갯잇에 흡수되었다. 요람에 누운듯 몸을 웅크린 여자를 뒤로하고 묵직한 커튼을 신경질적으로 쳤다. 햇빛이 차단되자 방안에는 벽에 달린 간접조명과 작은 램프등만이 은은하게 피었다. 여자는 공포가 선명한 얼굴을 하고 포식자의 움직임을 초조하게 응시하는 작은 동물처럼 떨었다. “채온아. 이채온” 여자는 남자의 부름에 훈련이라도 된 듯이 더듬더듬 그의 눈을 찾아 맞추었다. 남자는 침대에 내팽겨친 제것에 천천히 올라탔다. 양 손으로 짓누른 가녀린 손목이 푹신한 이불 밑으로 가라앉았다. “좋았어?” 떨리다 못해 일렁이는 눈동자에 맑은 눈물이 맺혔다. 너는 꼭 이렇게 불쌍한 척을 하곤 하지. 바보같이 내가 거기에 깜빡 속았지 뭐야. “날 떠나서 다른놈이랑 희희락락하니까 즐거웠어? 채온아.” 여자는 제입술을 안으로 말아 물었다. 그에게는 절대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거라 다짐이라도 하듯이. 처음의 날처럼 저를 모른다는 듯이 구는 그 순수한 눈망울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이번에도… 입만 다물고 있을거야?” 눈동자에 가득 차오른 눈물이 기어코 그녀의 뺨을 타고 내렸다. 채온의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싸안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그 눈물자욱을 끊어냈다. “울지마 채온아… 네가 우니까 내가 꼭 나쁜놈 같잖아.” 남자는 반쯤 벌어진 여자의 블라우스를 한 순으로 거칠게 잡아당겼다. 투두둑- 소리와 함께 작고 흰 단추들이 떨어져 나가고 탐스럽게 부푼 여자의 살갖이 보였다. “나쁜건 너인데. 그치 채온아?” 수십억대 스포츠카 엔진을 망가트린 죄로 낯선 남자의 밤수발을 시작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그 때 나는 그냥 도망쳤어야 했을까. #소유욕/잡착 #권력남의순정 #까칠자상남 #츤데레남주 #상처녀 scribo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