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화장실. 이 표현부터가 잘못되었을까? 연예계가 동물의 왕국이라 불린다지만 굶주린 짐승도 아니고. 희수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포르노에나 나올 법한 타인의 신음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된 상황은 처음이었기에. 행여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서로가 피곤해지기에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희수는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들려서는 안 될 이름이 들었기에. 바로 내 동생의 이름을! 희수는 들끓는 살심에 이를 아드득 갈았다. '내 동생이 게이라고?' 칸막이가 낮은 탓인지 상대가 큰 탓인지, 동생을 홀린 짐승의 낯짝은 고사하고 아는 거라곤 검은 정수리뿐이었다. 누군지 찾아내 검은 머리 아래 낯짝 한번 보자 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