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한 옛날에 잠들다 죽는 희귀병에 걸린 왕녀님이 있었습니다. 왕녀님은 100년 만에 열리는 하나뿐인 약을 자신과 똑같은 병을 앓고 있는 남자아이에게 양보했습니다. 그 남자아이가 대륙을 구할 영웅이 될 상이었거든요. 결국 약을 먹지 못한 왕녀님은 오라버니인 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 뒤 그대로 마지막 잠에…… … 빠져들었을까요? “…….” 나 왜 깨어난 건데? ***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오라버니 탓에 시간이 멈춘 채 100년 동안 잠만 자다 깨어났다. 근데 100년 뒤 세상… 너무 많이 바뀐 거 아니야? “아우로라 님은 우리 라디아 왕실의 귀중한 공주님이십니다.” 국왕 폐하는 나를 왕가의 일원인 공주님이라고 부르며 최고의 대우를 해주시고, “나는 네가 날 의지해줬으면 좋겠어.” 오라버니를 똑 닮은 왕자님은 나를 여동생 취급하면서 어화둥둥하고, “로라 님, 저는 로라 님의 수족입니다.” 명문가 출신 시녀장은 나를 진심을 다해 주인으로 여기면서 따른다. 다들 어떻게 된 거 아냐? 난 혼외자라고. 100년 전이었다면 공주님 소리는 커녕 왕가의 일원 소리도 듣지 못했단 말이야. 세상이 왜 이렇게 바뀐 거야! 왜 나한테 다들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 “드디어 다시 만났네요. 로라 님.” 그 와중에 넌 누구야? 100년 전 내가 구한 남자아이와 똑같이 생긴 웬 번듯한 공작가 출신 남자가 내 호위 기사를 자처한다. 너 잘생긴 건 알겠는데, 왜 자꾸 나한테 가까이 와? 100년 전 남자아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내가 널 봐줄 줄 알아? 흥, 잘 키워서 명문가에 장가나 보내야지. *** 혼란스러운 100년 뒤 세상에 어찌저찌 적응해 나가던 중, 어떤 유서 깊은 귀족이 내게 접근해 왔다. “공주님의 오라버니이신 루틸란 대왕이 공주님께 남긴 장신구와 편지를 갖고 있습니다. 제 부탁을 들어주시면 이것들을 드리지요.” 오라버니, 대체 내게 뭘 남긴 거예요? 그리고 왜 날 100년 뒤 세상에 떨군 거예요? cabinet0109@naver.com #능력녀 #능력남 #엉뚱발랄녀 #왕족/귀족 #기사 #힐링로코물 #상처녀 #성장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