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는 탄탄대로의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 믿어왔다. 명문가 페르사체의 외동딸에 제국의 공작 블레이크의 약혼녀. 남 부러울 이유 없는 인생이었다. 그녀의 가문, 그 개국공신 명문가. 페르사체 가문이 몰락 직전까지 내몰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 「욕망하고, 추악하고 더러운 걸 사랑이라 한다면, 난 그것을. 추락이라 부르겠습니다. 내가 감히 그대를 욕망했습니다. 우리의 관계는 정리되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나의 욕망은 이곳에 두고 가겠습니다. 나의 다정한 추락에게, 올리비아 올림.」 ‘벨, 우리의 관계는 여기에서 마무리되어야 해요.’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블레이크, 사랑해요.” 올리비아는 눈물에 젖은 편지를 두고 떠났다. 그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길 원했다. * “네가 어떻게 날 떠날 수 있어?” 올리비아가 떠난 방, 블레이크는 혼자 그곳에 남아 이미 식어버린 침상을 쓸었다. 이미 끝나버린 일, 아니 이미 끝냈어야 할 일. 그게 올리비아와 블레이크의 관계다. 찢어진 종이를 억지로 덕지덕지 이어 붙인 관계. “이 관계의 끝을 고하는 건 나여야만 해.” 격변하는 시대,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 그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미계약작 hl5507@naver.com 표지 일러스트by. 스타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