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애써 참고 있는데. 왜 자꾸 자극을 하지?” 진득하게 조여 오는 남자의 손길. 열음은 뜨겁게 치밀어오르는 숨을 내뱉었다. 모든 건 계획대로였다. “내 아들과 결혼해 줘요.” 3년간의 거짓 결혼 생활. 남자를 속여 어떻게든 그의 아이를 가져야만 한다. 그를 절대 사랑해선 안돼. 그러나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감정은 더욱 무섭게 깊어져만 갔다. 서로는 서로를 탐했고 결국 둘은 누구보다도 깊게 얽혀 버렸다. ……하지만. “그래, 눈앞에서 내가 놀아나는 꼴을 보니 기분이 어땠어? 꽤 짜릿했을 거 같은데.” 모든 진실이 밝혀졌을 때. 그 사랑은 산산이 부서지고야 말았다. “두 눈 뜨고 똑똑히 잘 봐. 네가 날 어떤 몰골로 만들었는지.”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처음으로. 당신을 만나지 않았던 그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