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은 꽁꽁 얼어붙은 강 같았다. 그런 강 위로 쩌적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위태롭고 불안한 삶이었지만 무너지지 않았기에 버틸 수 있었다.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조심해야 했고 더 활발한 척하며, 한편으로는 안주했던 그때.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깨진 얼음 조각을 잡고 버틸 틈도 없이 아플 정도로 차가운 강 깊숙이에 빠지며 나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가까스로 올라와서 마주한 나의 캔버스에는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반했던 그가 가득 차 있었다. 넘치는 사랑과 집착으로 젖은 캔버스 위에는 오직 그 한 사람만 담을 수 있었다. 나의 캔버스에는 오직 그의 집착 어린 사랑만이 허용되었다. * * * 사랑? 그딴 건 그저 감정 낭비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눈에 들어 온 그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그 여자가 내게 번호를 물어본 게 시작이었다. 그 여자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나만 담아야 했다. 그 여자의 작고 붉은 입술은 오직 내 이름만 불러야 했다. 그 여자의 작고 하얀 손은 내 손 안에 있어야 했다. 그 여자의 짙은 향기는 오직 내 품에만 갇혀 있어야 했다. 사랑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집착은 오직 그녀 하나만을 내 품에 가둔 채 숨 쉴 수 있게 했다. 작가 _ 카라멜리아 ( caramel712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