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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사랑한 기사 장미밤 웹소설 전체 이용가 월/목 총 1화 1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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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진 능력은 신의 축복이자 신이 내린 벌이었다. "페록스 경께서는 신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아니요."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세찬 바람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꼭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남자를 꾸짖는 듯한, 그런 바람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신이라면 한번 믿어보겠습니다." . . "아가씨라고,, 한 번만 불러주시면 안 될까요?" 봄에 피어난 싱그러운 새싹과 같은 연한 연둣빛 두 눈동자가 기대와 설렘으로 사르르 떨렸다. 그녀는 두 손을 마주 잡고 서서 연신 발꿈치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어서, 어서요. 그녀의 몸짓에 따라 치맛자락이 살랑이니 마치 꽃을 달라 떼를 쓰는 나비와 같아 보였다. 그는 무언가 불만스러운 듯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흐린 눈으로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그가 맥없이 웃어버렸다. 그녀는 그가 제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새된 비명이 터져나갈까 입을 막았다. 그의 반듯한 입매가 아주아주 천천히 벌어졌다. 적어도 그녀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아가씨." . . . 서럽게도 기쁘고, 불행하면서도 행복했다. 앙 다문 잇새로 울음과 웃음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네, 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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