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은 따로 구할 필요 없겠네.” “신혼집…이라뇨?” “우리 스캔들기사 난 거 못 봤어?” “봤어요. 근데 그게 신혼집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나 권도하야. 전 카르페디엠의 리더이자, CF스타라고.”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배우라고는 안 하네. “그게 뭐요?” “그게 뭐라니? 스캔들 하나로 입을 타격이 얼만 줄이나 알아?” 그래서 결혼이라도 하자는 거야, 뭐야. 제 아무리 얼굴 천재 권도하라도 인륜지대사인 결혼은 안 되지. 절대! 네버!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이 남자랑 결혼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기자였으니까 잘 알겠지. 기사는 사실만 써야 한다는 거.” “그런 기자도 있지만. 아닌 기자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진짜 연인 사이도 아니고. 그런 사이 아니다 해명 기사 내면 되잖아요.” “홍연지, 보기보다 엄청 쿨한 여자였네. 나랑 할 건 다 해놓고.” 그가 불퉁해진 얼굴로 말했다. 이 남자가 오늘따라 왜 이래. “몰랐어요? 내가 워낙 쿨한 여자라 평생 외롭고. 쓸쓸하게. 혼자 살 생각이거든요.” “내가 그렇게 안 둘건데.” 틈이 없어도 기어코 틈을 만들고야 마는 이 남자. 아무래도 단단히 잘못 걸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