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 하나도 감이 안 잡혔다. 자신은 그냥 평범하고 문제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부터 문제가 된 것인지. “저….” “저….” 적당한 긴장감을 깨고 두 사람의 말이 동시에 겹쳤다. “아, 먼저 말하세요.” 각자가 양보하는 탓에 둘 사이에는 다시 한 번 묘한 긴장감과 함께 침묵이 돌았다. 이내 설은 꾹 다문 입술을 조금씩 열어 이 분위기를 헤집고 나가기 시작했다. “저는 정말 평범하게 살아왔어요.” “…….” “그래서 이런 상황이 처음일뿐더러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 미안합니다.” 설의 차분한 어조에 도현은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전달했다. 설이를 다시 만난다면, 이라는 생각은 수도 없이 해봤었지만 이런 선택지는 없었다. 이런 장면은 있지도 않았다. “일부러 그러신 게 아니니까 사과는 받고 싶지 않아요. 계속 미안해하시면 제 마음도 편하지 않구요.” “…….” “제가 뭘 하면 되는지 알려주시면, 최대한 협조할게요.” 생각보다 차분하고 담담해서 도현은 오히려 그 모습에 위로를 받았다. 참 잘커줬다. 왠지 그녀의 단단함이라면 함께 모든 것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그 역시 오는 내내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았다. DH 단장으로서 팀을 운영하고, 단순히 후계 때문에 DH 건설 전무이사까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영리하고, 꽤나 실력이 있었다. 저쪽이 가짜뉴스로 이목을 끈다면 이쪽 역시 가짜를 위장한 사실을 보내주면 된다. 이제 윤설을 찾아낸 이상, 그리고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떨어져나와 적당한 힘을 마련해 놓은 이상, 가진 모든 것을 꺼내서 방패를 만들 것이다. “협조….” 도현은 그녀의 말을 가만히 곱씹었다. “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제 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요.” “…….” “저 사실, 오늘이 도현 님을 만나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밥 먹자고 한 거예요.” “마지막?” “네. 저 이제 돌아가야죠. 말씀드렸다시피 저 정말 평범하게 살아왔어요. 이런 일은 제 인생에서 없어야 했을 일이잖아요.” 결연한 의지를 담은 그녀의 말에 도현이 씁쓸하게 웃었다. 미안, 설아. 그건 안 되겠어. 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이제부터 너를 내 옆에 둘 생각이거든. 그래서 나, 방금 방법을 찾아냈어. 모든 걸 잠재우고 일단 너를 내 옆에 둘 수 있는 방법 말이야. “윤설 씨에요. 내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