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악스럽게 쥐어낸 커다란 손바닥 사이로 가는 머리칼이 흩어졌다. 구둣발로 향해있던 젖은 시선을 올려 눈을 맞추면 거만하게 비웃음을 띈 남자가 몸을 굽혀온다. “누구 마음대로 울래. 넌 숨 쉬는 거 하나까지 다 내 허락받고 하라니까.” 가는 손가락으로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 남자는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야 네 아버지가 지은 죗값, 갚을 거 아냐.” 기어코 마음에 비수를 박고, 잔인하게 입을 맞추는 저 남자는 나의 고통이자 원망, 목숨까지 손에 쥐고 있는 주인. 그리고, 내 첫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