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화. 깨어나 보니 나는 우울증으로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차온 그룹의 비운의 외동딸. 딸 노릇 좀 하려고 억지로 갔던 파티는... 퍽! 개망나니의 주먹질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시 만나길 소망했던 나의 연인. 강레오가 인성쓰레기란다. "그런 눈을 하고 왜 딴 놈이랑 룸에 기어가는데?" 나는 속으로 읊조렸다. '거기서나, 여기서나 같은 이유야.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 그러나 이곳의 당신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선배가 원하던 일, 파혼해줄게요." 이화는 피나게 입술을 물었다. ** 한 생을 돌고 돌아 겨운 만난 사랑에게 한다는 말이 고작. "물론 나도 너를 사랑하지 않아." 더 이상 희망 고문을 겪고 싶지 않아 습관처럼 부정부터 했다. 예나 지금이이나 백합처럼 순하디 순한 얼굴은 고작 그 말한마디에 눈물이 범벅이 되었다. 레오는 왜 인지 그제야 숨이 쉬어졌다. 빌어먹을 욕을 짓찝으면서도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손을 들어 눈물이 흐르는 고운 볼을 만졌다. 불안의 파도가 너울처럼 잠잠해지고 너와 함께했던 그 봄의 따스함이 아지랑이처럼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