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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가 망해서 결혼 비단나비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3화 3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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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 지 이틀 된 남자친구의 바람 현장을 목격했다. 목숨 걸고 사랑한 것도 아니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만나기로 했던 자식이었다. 이렇게 된 거 홀가분하게 갈라서면 그 뿐이라고 생각했다. “오해라고 했잖아! 난, 나는 너랑 못 헤어져!” 그런데 이 뻔뻔한 바람둥이 자식은 절대 못 헤어진다면서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결혼도 아니고 아직 손도 안 잡아 본 이틀 된 연애, 한 쪽이 헤어지자고 하면 끝인 거야! 일단 나오라고!” 무엇보다 체르니아는 그 자식에게 돌려받아야만 할 게 있었다. * * * * * 의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 걸까. 길드는 ‘공작가의 도련님’. ‘단 둘이 만나는 자리’에 꽂혀서 전남친의 형과 체르니아를 동굴 밑바닥에 가둬버렸다. 엊그제 드래곤의 심장을 뽑아 들고 6년 만에 수도로 귀환한 신성 기사단의 단장님은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체르니아를 바라보았다. 온 몸에 돋아난 소름을 느끼며 체르니아는 생각했다. 선수필승! 이렇게 된 거 뻔뻔하게 우기자! “이게 무슨…… 아, 남자분과 이런 곳에 갇혀 있었다는 소문이 나면 저는 시집도 못 가게 될 거예요.” 그러니 아무 것도 묻지 말고 입 다물어 달라는 수동적 협박에 금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렇군요. 어찌된 일인지는 몰라도 이런 사건은 미혼의 영애에게 치명적인 스캔들이겠군요. 그러니.” 서늘한 인상의 남자는 진지하기 짝이 없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책임지는 게 마땅한 도리겠지요. 여길 빠져나가면 바로 결혼하도록 합시다.” ……그랬다. 신성 기사단의 단장님은 고지식하다 못해 종이 한 장 들어갈 틈 없이 앞뒤가 꽉꽉 막힌 사람이었다. 숨 막힐 듯 진지한 남자의 얼굴에 체르니아는 빽 비명을 내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그냥 할머니의 유품만 돌려받고 싶었던 건데 내 의뢰가 왜 이 지경으로 망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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