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샤워실에 숨어 울고 있었다. 그토록 많은 여자들이 그를 원했지만 아무도 품을 수 없었다. 배우 윤지후. 완벽한 외모, 로맨스 장인급 연기력, 세계가 주목하는 한류스타. 수많은 여성들의 욕망의 아이콘. 하지만 그 화려한 껍데기 속엔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만 가득했다. 완벽한 남자를 연기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지만... 침대에서 여자들을 실망시킬까 두려워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세상이 원하는 얼굴을 쓰고도 혹여 고개 숙인 남자인게 밝혀질까 두려워 그는 스스로 철저히 여자들로부터 자신을 격리시켰다. * 전직 특전사 출신인데다 한때는 매니저 업계 에이스였던 여자. 셀럽 호위되지. 해외파병 경험으로 영어되지. 입 무겁지. 알잘딱깔센의 정석. 하지만 지금은 한우농장에서 칼질하는 정육사, 강설아. 사라진 남편 대신 아픈 아들을 홀로 키우며 버티는 철의 여인. 사랑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관계는 위협이고 기대는 사치인 삶에 욕정도 사라진 지 오래. 조용히 속세를 떠나 살아가던 그녀가 급작스레 매니저 업계 복귀를 자청한다. "절대로 저 좋아하시면 안돼요! 매니저 하시다 보면 분명 저한테 호감 느끼실테니까..." “머리 털끝 하나 건들지 않을 거니까 제발 안심하세요.” 지후는 묘하게 안심이 된다. 1그램도 자신을 이성으로 여기지 않는 그녀. 아줌마 매니저라고 사사건건 무시했건만! 왜지? 왜 지금은, 싫다는 그녀에게 자꾸만 질척거리고 싶은 건지. 차가운 눈빛에 딱딱한 말투, 도무지 고분고분한 면은 1도 없는 쏀. 아. 줌. 마. 근데 왜 그녀의 거친 숨결에 자꾸만 설레는 건데? . 게다가... . 헐... 대체 왜!!! 거기에 자꾸만 힘이 들어가는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