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이 될 생각은 꿈도 꾸지 마!” 잔혹한 흑마법사이자 제국을 공포에 빠트린 잔인한 악당 ‘체르반 칼리어스’. 가시밭길뿐인 그의 어두운 앞날을 꽃길로 바꿔 주리라 마음먹었다. 그가 악당으로 자란다면 나는 물론, 우리 가문 전체가 무너지고 말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그의 인생에 끼어들 생각은 없었는데……? “하리엘라……. 제발 일어나.” 꽃길 깔아 주려다, 내가 죽게 생겼다. 젠장. 나는 그냥 인생을 쉽게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악당을 구하려다 4년을 잠드는 게 아니라! *** “공녀는 과거에 나와 무슨 사이였지?” 칼리어스가 허리를 숙이며 빤히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애인?” “아니야!” “아니라고? 워낙 애절하게 쳐다보길래 연인인 줄 알았는데.” 2년 만에 나타난 칼리어스는 나에 대한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렸다. 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만 같았다. “나한테 궁금한 게 진짜 그딴 거밖에 없어?” “애인이 아니라면, 짝사랑인가?” 아니, 이 자식이 진짜? 자기가 먼저 매달렸으면서!! 그걸 싹 잊어버렸다고? 웃기지 마! 용납 못 해! 기억 찾게 뒤통수 딱 한 대만 때리게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