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의 눈빛을 가진 남자는 건들지 말아야 한다. 정혁, 그 남자는 그 말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남자였다. “한태우는 알까?” 그런데 어쩌다 그런 남자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 걸까. “채로아가 내 밑에서 어떤 얼굴을 하는지?” 짐승, 그래, 그를 보면 전혀 길들지 않은 야생의 짐승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안다.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한태우도 참 불쌍해, 안 그래?” 그 짐승이 어떤 체온을 가졌는지. “채로아는 한태우 약혼녀인데 말이야.” 그 체온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로아야.” “…….” “또 내 밑에서 예쁘게 울어 줘.” 난 그 체온에 이미 길든 후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