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 그러면 나는 서 부장이 원하는 걸 주지.”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어 절망의 끝에서 탐내선 안 되는 선악과를 먹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채 끝나기 전에 아영은 이혼을 요구했다. “이혼해주세요.” 꽃뱀으로 손가락질당하는 것도, 앞에선 아닌 척 뒤에서 괴롭히는 시모와 해준의 옛 정략결혼 상대도, 결혼 후에 자신이 모르게 해준에게 돈을 받는 부모도 전부 신물이 났다. 무엇보다 유산되었다고 거짓말한 배 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선 해준을 떠나야만 했다. “이혼은 절대 안 돼.” 하지만 쉽게 이혼해줄 거라 생각했던 해준이 이상했다. “왜요? 저 사랑하지 않으시잖아요.” “서아영, 아이는 또 가지면 돼. 그러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뇨, 이제 부회장님과 제 사이에 아이는 없어요.” 노력해서 바뀌는 것도 없었고, 제게 아이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었다. “이제 그만 끝내요, 이 계약.” 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혼 서류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렇게 그도 원래 자리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 내 아이잖아.” 하지만 어느 날 해준이 찾아왔다. “네가 원하는 게 사랑이라면…… 그 사랑 지금부터 해 볼게.” 제 곁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그 감정이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자와 너무 많이 사랑해 지쳐 떠나버린 여자의 선 결혼 후 연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