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라고 한 건 너야. 가져도 좋다고 한 것도 너고. 그러니까 입조심했어야지.” “….” “뭐든 네 마음대로 해도 좋아. 내가 가진 돈을 흥청망청 쓰든 어쩌든 상관 안 해. 단, 넌 내 거야.” “…!” “네가 가진 모든 것, 네 숨결조차도 다 내 것이어야 해.” 태형은 할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으며 기어코 이빨을 드러냈다. 이로써 그와의 관계는 확실해졌다. 갑과 을. 하지만 그때까지도 세라는 알지 못했다. 이 지독하게 잔인한 짐승이 그동안 저를 두고 얼마나 참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굶주렸는지도. 스륵. “무슨 짓이에요.” “합의서 받았잖아. 오늘이 그날이야.” “…….” “널 가지기로 한 날.” “!” “널 가져야겠어, 지금, 여기서.” 그가 손을 뻗은 순간 세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딱 하나였다. 짐승에게 제 몸을 순순히 내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