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공주 도도(導道)는 ‘양화공주’라는 봉작을 받고 가라와 화친혼을 맺는다. 이듬해 왕자를 낳으며 혼인 동맹을 통한 양국의 평화에 이바지하면서, 기품이 흐르는 가라 왕후로 고고한 삶을 산다. 그러나 8년 뒤, 신라로부터 버림받았다. 아들을 도주시키며 가라 왕에게 절혼(絶婚)을 청하지만 인질로 추락하고, 심지어 신라의 간자(間者)들에게 암살당한다. 울분을 토하며 죽은 가라 왕후, 환생귀환(還生歸還). 두 번째 삶에서 도도(導道)는 순종적이었던 전생에 반항하며 검을 쥐고 무인(武人)의 길을 선택했다. 전장(戰場)을 누비며 신라를 지켰고 열여덟에 신라 태자를 호위하는 무관(武官) 우위수(右衛率)가 되었다. 이번 생에서도 신라와 가라의 혼인 동맹이 이뤄졌고 국혼례를 치르고 신라를 떠나는 가라 태자와 신라 공주를 배웅하는 명을 받았다. 국경에 도착한 배웅 마지막 날, 암살자들로부터 가라 태자를 지키다 죽는다. 살벌한 전장에서도 살았는데 기껏 살수에게 죽다니 허무하여 억울한 우위수, 또 환생귀환(還生歸還). 귀엽고 영민한 여덟 살 어린 도도는 추락사고로 의식이 혼미한 가운데 전생의 두 넋과 마주한다. 고상하고 심약한 가라 왕후, 기품의 도도. 단순하고 호탕한 우위수, 기백의 도도. 환생귀환의 이유와 전생들과 공존하는 이유가 궁금한 어린 도도는 해답을 갈구하고, 온전한 자기 삶을 살기 위해 전생들의 극락왕생을 비는데……, 그러기 위해서 전생의 넋들에게 시시콜콜 간섭받아 가며 전생들이 못다 이룬 과업을 풀어주러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