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란 무엇이고 사기업은 또 뭔가. 이 세상은 이제 공기업이 없어서는 안 되는 세계관이다. “김지원 씨?” “……네, 팀장님.” 김지원이 피로에 찌든 얼굴로 몸을 돌렸다. 이 건물 누구보다 과로에 시달리는 듯한 얼굴을 한 채, 다크서클을 가리려던 화장이 별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은지 3시간 만에 또다른 일을 처리하는 도중이었다. 새까만 장발이 가슴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팀장, 이신정은 김지원의 눈을 피하며 다른 사람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냐, 하던 일 마저 해. 다른 애 부를게.” “…………저 아니면 곤란한 일이죠, 그거.” 이제 세상은 마법을 쓰지만, 공기업은 여전히 블랙기업인 것이 틀림 없다. 생각해보면 얘네가 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