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지속되던 무림에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의 진기가 모두 빨려나간 채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중원 각지에서 연이어 발생한 것이었다. 이에 무림맹 특무진이 범인 추적에 나섰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강명이라는 자를 뒤쫓았다. 허나 강명은 흡성마공을 쓰는 자들이 마을 사람들의 진기를 빼았고, 자신과 친한 동생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특무진은 조사를 위해 강명을 무림맹으로 압송하려 했으나, 그는 마인의 뒤를 쫓아야 한다며 정파 무림에서 보기 힘든 기이한 내력과 출중한 무공으로 도주하였다. 무림맹에 복귀한 태진은 맹주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는다. 중원 무림 곳곳에 마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출몰하여 혼란을 야기한 것은 모두 특무진의 역량을 분산시키기 위한 계책이었으며, 그 틈을 타 마인들이 이십 년 전 정사대전에서 무림맹에 패망한 사흑회의 잔당들이 있는 사곡이라는 지역으로 숨어들었다는 것이었다. 사곡은 정사대전 당시 무림맹에 철저히 궤멸되었던 사흑회의 핵심 조직들이 강제로 이주당한 곳으로, 무림맹의 천재 군사 현평이 사흑회의 주요 세력들을 다시는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주변을 진법, 기관진식, 팔괘 등으로 봉쇄하여 격리해 두었던 땅이었다. 맹주는 사곡에 숨어든 마인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조사하라는 임무를 태진에게 명한다.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강명 또한, 마인들의 뒤를 쫓아 사곡을 향하는데··· 이는 이십 년의 기나긴 평화가 끝나고, 거대한 피바람이 불어올 서막을 알리는 시작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