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서 그랬던 거 같아.” 이토록 맹렬했던 여름이 있었던가. 10년 만에 그들이 함께 맞이한 여름이었다. 시리즈와 영화를 만드는 족족 인기몰이를 하는 금손 피디, 채서아 앞에 전 세계 OTT 업계 1위 기업 HEYNET의 한국지부 파견대표 지은혁이 나타났다. “제대로 할 줄도 몰랐고, 너무 떨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 10년 전에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뒤, 갑자기 사라져 버린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여전히 느린 말투와 내리깐 눈매 속의 금안을 빛내며. “근데 너무 오랜만인가.” 그녀의 귓바퀴를 문지르는 손가락만큼은 뜨거웠다. 그의 손만 한여름이었다. “아직도 떨리네.” 갑자기 사라졌다가 10년 만에 나타난 그는 집요하고 뜨겁게 그녀를 원했다. “너의 사적인 일, 나는 신경 쓰인다고 말했을 텐데.” 그리고 서아는 그가 사라졌다가 돌아온 이유를 알기 전까지, 또다시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너는 행복하면 안 되지. 채서아. 너도 두 번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