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날벼락처럼 찾아온 불치병. 심지어 죽는 병조차 아니다. 그저, 죽는 것만도 못한 신세가 될 뿐. 절망에 빠진 그 순간에 한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대의 힘으로 나의 악몽을 없애 줘.” 그 손을 잡았다. *** 그러나 그 손을 잡을 때는 몰랐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병을 앓고 있었고, 그걸 내게 숨기고 있었다는 걸.” “그건, 그건 대공님과는-.” “상관없다고?” 이 남자가,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리라고는. “나를 위해 항상 밤마다 무리해 왔잖나.” 불치병에 걸린 것은 맞지만, 죽을병은 아닌데. 거기다 본인 때문은 더더욱 아닌데. 이 오해를 어떻게 하면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