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도망치듯 바닷가를 찾은 서아.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과거의 연인 태영. 평화로운 일상은 두 사람을 순식간에 10년 전으로 데려다 놓지만, 마음 한편에 묻어 두었던 상처 역시 되살아나 발목을 잡는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나한테?” 서아가 자리를 잡자 태영 역시 곁으로 가 앉으며 말했다. “아직도 말할 준비가 안 됐는지 묻고 싶네.” “무슨 말이야?” “네가 이곳에 온 이유.” 서아의 낯빛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태영은 잠시 서아를 지켜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이미 말을 꺼낸 이상 끝을 봐야 했다. “한서아, 사실 우리가 마주 보고 웃으며 지낼 사이는 아니잖아.”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