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질이 나지 않는 유일한 여자니까.”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하지 않을 결혼이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만 않았다면, 연제혁의 손을 잡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계약은 1년마다 갱신. 최대 5년까지. 괜찮겠습니까?” 그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래아의 얼굴에 난감함이 번졌다. 그녀가 당황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도 이어지는 제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아이 낳을게요. 하지만 다른 방법은 싫어요.” 래아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대답이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를 일으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