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오메가로 발현하고 원나잇해 버렸다. 하필이면 상대는 오랜 앙숙이자 상사인 남주 칼더. “……저 짤리나요?” 그러나 그 모든 충격은 내 직업이 오메가한테 금지되어 있다는 현실적인 위기 앞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안 돼, 이 거지 같은 계급 사회에서 겨우 취업했는데!’ 그래서 염치 불고하고 부탁했다. 내가 오메가라는 것을 숨겨 달라고. “저 빚 많은 거지예요. 제발 사람 살리는 셈 치고…….” “좋아.” “……한 번만, 예?” 너무 순순히 나온 답에 의아해할 무렵, 칼더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대신 책임져.” 네? 제가 뭘요? * * * 그렇게 서로의 발정기를 책임지는 관계가 되었으나, ‘더는 못 버티겠어.’ 한계를 맞이한 나는 결국 퇴직서 한 장만을 남기고 야반도주했다. 그대로 끝난 줄 알았는데……. “나를 버리고 선택한 새끼가 겨우 저거야?” 잡혔다. 침착하게 돌아 버린 칼더의 모습에 나는 급히 부인했으나, “오, 오해야. 그는 관계 없……!” “틀렸어.” 칼더는 내 턱을 틀어쥐며 말했다. “저걸 위해 변명할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한다는 말부터 했어야지.” 나를 버린 적이 없다고도. 그렇게 속삭이며 칼더는 각인하듯 내 목에 이를 박아 넣었다. “이제 벌을 받을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