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수정체로 시작했으나, 그를 잉태했던 여자아이의 몸으로부터 태아 상태에서 갑자기 이탈됐었다. 그렇게 이탈된 순간부터, 태아의 생존을 위한 사투는 시작됐었다. 이 태아는 사람으로부터 태어났으니 사람이라는 존재 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라는 존재 밖에 있는 것인가? 잉태와 출산 모두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라 한다면 그는 과연 누구 혹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야말로 기원에 관해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한 공허한 주문(呪文)일 것이다. 결국은 우리의 무지(無知)를 드러낼 뿐이다. 어쩌다 그가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었다지만, 어쩌면 사람이 그로부터 비롯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존재의 비밀, 그 유래(由來)에 관한 최후의 이야기가 ‘요리사’로 불렸던 그에게서 ‘메이커’로 불리는 그로 변활(變活, 도약이 있는 변화)하며 판타스틱 메타포(Fantastic Metaphor)로 떠오른다. 가독성 좋은 문체로 재미와 감동이 담긴 소설을 쓰는 것이 소설 작가로서의 다짐인데, 저의 다른 소설들과 달리 이번 소설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읽기와 이해에 다소 노력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근본에 도달하려면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이 있겠지만, 그걸 경험해볼 정도로 가치 있는 뭔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대단히 특별한 독서 경험,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는 의미있는 경험, 다른 어떤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경험, [판타스틱 메타포]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 존재의 비밀, 그 유래에 관한 최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은 감상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