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연애할래요?” 매서운 바람이 부는 정원 옥상에서 핏기 하나 없는 여자가 이상한 제안을 걸어왔다. 웃고 있지만 무척 슬픈 얼굴을 하고서 말을 걸어왔다. 앙상하게 메마른 그녀는 천천히 다가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딱 1년 5개월만. 내 남자친구가 되어줘요.” “………….” “내 마지막 소원이에요.” “왜 하필 나예요?” “당신에게 반해서요. 마지막은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내가 떠나면 당신에게 내 전 재산을 줄게요.”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의 간절한 눈망울. 애써 웃는 저 두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에 태원은 시한부 연애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태원 씨, 당신을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고 행복이었어요.” “희주야…….” “미안해요. 정말 미안하고 또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내가 더 너를 사랑해.” 수줍게 웃어 보이는 희주는 마지막 입맞춤을 나누고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 안겨 곤히 영원한 잠에 빠져든다. 태원은 희주의 메마른 입에 입을 맞추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미안해하지 말고 편히 쉬어. 그리고 나랑 작은 희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바라봐 줘. 잘 자, 희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