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너무 멀리 가진 말거라. 지금은 어둑시니가 깨어있을 시간이니. 한때는 인간들의 머리 꼭대기에서 군림했었다. 그들의 가진 불안함은 곧 내 존재였고 나는 그들에게 있어 두려움이었다. 하루 아침에 유계에서 찬 밥 신세가 되기 전 까진. "제 소멸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몸집을 키워 영생을 누리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때가 되면 안개가 되어 사라질 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남자의 어둠을 내가 잠식하면 어떨까? 시한부 어둑시니 설희와 운명처럼 만난 한 사람, 이어질 수 없는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기억으로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인간 남자에게 제대로 미쳤다는 것을. Email: bobae1004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