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가 꿈꾸던 로맨틱한 첫 키스는 칵테일의 맛처럼 지독하게 달콤했다. ‘이 정도면 로맨틱했나?’ 창업 투자자를 찾으러 참석한 파티에서 굴욕을 맛보고 떠나려다 만난 한 남자. 확실히 그는 멋졌고, 이상적인 첫 키스였지만…… 눈을 뜨니 호텔 방에 혼자였다. ‘첫 상대도 잊으면 곤란하잖아.’ 남아 있는 기억이라고는 뜨거운 입맞춤과 간질거리는 체취. 무슨 첫 상대? 설마 ‘그’ 첫 상대?! 그리고 며칠 뒤, 대기업 고문으로서 면접을 간 은서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첫 상대’ 그 남자가 바로 로열그룹 이사 강태윤이었던 것! “뭐, 당신의 포트폴리오가 내 맘에는 든다는 뜻입니다. 세상에서 재밌는 일은 모두 리스크를 동반하는 거니까.” 호텔에 은서를 혼자 두고 홀연히 사라지더니 심지어 면접 때마저도 태연히 그녀를 대하는 게 그 남자, 강태윤의 뻔뻔한 낯짝이 여유로운 미소로 물들어 있었다. “……이렇게 된 거, 나도 저 남자를 이용할 거야.” 혼돈 끝에 은서는 마음을 잡았다. 조금은 이상한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