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는 나를 왜 붙잡는 거야? 이제 나도 지쳤는데……. 그녀는 남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녀의 몸과 마음, 삶과 신앙, 마지막 시간까지도. 그래도 좋았다. 그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결국 남편을 대신하여 독이 든 차를 마셨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 아니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후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남편의 원수인 후작의 딸, 엘리아나 트레이터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와 다시 정략결혼으로 엮여 버렸다. 그녀는 미약하게 희망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그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평소에도 내가 없는 동안 이렇게 저택을 헤집고 다녔나?” 하지만 다시 만난 남편은 적대 세력의 딸인 그녀를 끊임없이 의심할 뿐이었다. 엘리아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다. 그를 그가 있었어야 할 자리, 황제의 자리에 올려놓고 그녀는 그를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제발, 엘리아나. 내 남은 생을 모두 다 가져가도 좋아……. 다시 날 떠나지 마.” 떠나려는 나를 왜 붙잡는 거야? 이제 나도 지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