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레빌라에 충성을 다해 온 기사, 아실리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참전한 전투에서 패배하여 적국의 포로로 잡혀 버리는데……. 적국, 모리아의 황제 크레테스는 포로인 아실리아를 살려 준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적국의 황제가 삶을 대가로 내거는 조건. 풀어 줄 테니 본국의 황제를 죽이라고 할까? 아니면 군사적 기밀을 얻어내려 할까? 모두 아니었다. “혼인하지.” “……뭐?” “잃어버린 신부가 이리 내 눈앞에 있지 않나.” 아실리아는 의미심장하게 웃는 그를 아득하게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