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에게 예의 있게 행동하되 과하게 들러붙는 이에겐 적당히 웃어 주면 그만. 사람 다루는 일이 숨 쉬는 것만큼 쉬운 유현에게 이서강은 답이 없는 문제처럼 어려운 존재였다. “10년 만에 보는데, 인사 한마디 하지?” “선배랑 제가 인사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잖아요?” 10년 전, 자신을 버리고 어느 개새끼를 선택한 그날도, 그런 주제에 상처받은 눈빛을 해 보이는 지금도,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한결같이 반응하는 병신 같은 자신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선배는 항상 나를 최악으로 만들어요.”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저를 바라보지 않는 그 목을 비틀어서라도 다시는 그녀를 놓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