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부서 지원 신청했더라고.” “…죄송합니다.” “갈 거야?” 갑을 관계가 확실한 사이. 불과 어젯밤에도 배상혁 전무는 그녀가 자신의 것인 양 독식하기 바빴다. 침대 위에서 그를 데울 순 있어도 거기까지였다. “나랑 한 것 때문에 그래?” 남자는 감정도, 어떠한 동요도 없이 고요했다. 감정적으로 구는 건 오직 지현뿐이었다. “곧 공석이 될 비서실장 자리에 널 올릴 생각인데.” “…….” “왜, 내가 연애라도 하자고 할까 봐?” 지현은 종이 주인을 사랑하면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아냐고 물었던, 절친의 질문이 떠올랐다. 역시 폐기 처분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