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님이며 귀머거리였다. 잘못했다는 값싼 무릎에 마음 속았고, 창피한 줄도 모르고 뚝뚝 흘리는 눈물에 바보 같은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 결과, 재결합한 남편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속고도 또 속는 미련한 년.” 죽음을 앞두고서야 발버둥 쳤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너무 억울하다고. 살다 보면 누구나 후회할 일, 한 번씩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에게 복수할 기회 정도 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그리고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그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