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면 유태영보다 먼저 손써서 죽여버렸을 거거든.” 어느 날 깨져버린 일상, 사라진 아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아이 아빠를 찾아간 서현. “그 아이…… 사실 전무님의 아이예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실을 고백하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딴 남자의 애를 내 애라고 속이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여자는…… 신박한데?” 남자는 믿지 않고, 서현을 더욱 궁지로 내모는데. *** “더 울어. 나를 원망하고, 실컷 미워하길 바라. 그게 내가 지금 가장 원하는 거니까.” “당신 그거 알아요? 정말 미친 사람 같아.” 서현은 태하의 입술을 깨물고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어냈다. 하지만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은 태하는 입가에 남은 피를 엄지로 쓸어내며 말했다. “넌 나한테서 못 벗어나. 내가 너한테 질리기 전에는.” “제가 뭘 잘못한 거죠…….” 네 잘못, 글쎄. 내 눈에 띈 거랄까. 겁도 없이. 푹신한 침구 속에 파묻힌 서현 위로 남자의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다. 단숨에 두 손이 결박되어 머리 위로 올라갔다. 서현의 여린 목덜미를 한 손에 쥐어본 태하가 고개를 내리고 얼굴을 파묻었다. 목선 위로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또 다른 잔인한 밤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