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은 지우의 치마 고름을 풀며 호롱불을 껐다. 주안상 위에 놓인 술잔을 입안에 털며 술을 머금었다. 지우에게 입을 맞추어 술을 넘겨주며 말했다. “너와 하지 못한 합환주(合歡酒)다.” 지우는 술을 넘기지 않고 입안에 물고는 유진을 보며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조금씩 삼킨 뒤에야 입을 열었다. “크흐~. 탁주보다 씁니다. 그런데 입에 있던 걸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내가 한 말은 듣지 못했느냐? 합환주라고! 지금 우리 사이의 분위기나 의미 이런 건 차치(且置)하고 더...럽다는 것이야?” 유진은 조금 전 주고받은 주옥같은 대화는 어디로 날려 버리고 별안간 위생을 따지려 드는 지우가 어이가 없었다. 결국에 또 말싸움으로 번지는가 했다. ----------- 정혼자마다 불운해지는 운명의 유진은 이번엔 혼인할 수 있을까? 티키타카 조선 로맨스. *수정본이에요. 이 겨울, 짧게라도 완성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