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병사, 두 번의 참수, 세 번의 회귀.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 배신당하고 죽은 삶, 복수로 물든 삶 모두 겪었다. 그레이스는 온갖 모멸로 얼룩진 네 번의 삶을 살아왔다. “후회는 없습니까?” “이젠 후회도 없어.” 복수는 이미 세 번째 삶에서 끝마쳤다. 미련은 이제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삶은 반복되었다.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당신을 해치지 않기를. 당신을 구원할 수 있기를.” 성자는 구원을 약속했다. “저 책임져 주신다면서요. 어디로 가고 싶은지 말만 해 줘요. 같이 갈게요.” 용병은 수호를 약속했다. “날 버리지 마. 제발.” 가족이라 여기지 않았던 이는 떠나려는 그녀를 붙잡았다. “……나는 그저 죽고 싶어 환장한 인간일 뿐이야.” 그러나 그레이스가 바라는 단 하나의 소망은, 회귀를 끊고 영원히 잠드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