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싫다는 여자만 보면 피가 끓는 게 사내새끼들인데.” 한 번. “끝까지 쫓아가서 결국에는 내 밑에 눕혀 놓고 삼켜 먹고 싶은.” 또 한 번. “나도 그런 짐승 새낀데, 주혜야.” 뜨거운 호흡이 귓불을 뒤덮어 왔다. “그래, 계속 도망 다녀 봐. 대신.” 급기야……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도망가. 어설프게 달아나다 도중에 붙잡혀서 먹히지 말고.” 입술마저 깊숙이 들러붙었다. “응? 먹힐 대로 먹히고 나서 울지 말고.” ……강제적 계약 결혼. 오랜 후원자였던 안 회장이 망나니 막내아들을 떠넘겼다. 그러나 도무지 감당이 되질 않는다. 몇 번이고 달아나도 그 지독한 손아귀 안에 도로 붙들어 숨통을 죄어 오는 남자. 그의 이름, 남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