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저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비서 그만둔다니 잘됐네. 나와 결혼해.” 우뚝 솟은 콧날, 깎아 자른 듯한 턱선. 새하얀 피부, 반듯한 인상. 태생부터가 타고난, 태경 그룹의 망나니 도련님. 그의 입에서 말도 안 되는 제안이 튀어나왔다. “재벌집 도련님과 사용인 딸의 결혼. 제법 괜찮은 러브 스토리잖아?” 권태오의 후계자 승계 권한을 위한 결혼 계약. 그 대가는 부모님의 죽음과 함께 떠안은 빚의 변제. “아내인 척만 하면 되는 건가요?” “잠자리도 해야지. 완벽한 아내가 되려면.” 잡아야 할까. 저 빌어먹을 개새끼가 내민 동아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