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대표님과 부부 생활을 해야 한다고 쓰여 있나요?” 나이 27살. 고졸. 직업 호텔 룸메이드. 아픈 양부모. 늘어만 가는 빚. 호텔 손님의 모욕적인 폭행. 거기에 같은 보육원 출신인 허기태의 지저분한 추근거림까지. 매일이 밑바닥인 유리에게 자신을 선인건설 대표라고 밝힌 차이제가 접근한다. 차이제. 선인그룹의 온갖 지저분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해온 냉혈한이자, 정중함이라는 외피를 쓴 무뢰한. 차이제는 그녀의 쌍둥이 동생이 화재 사고로 죽었음을 알리며 당분간 동생의 대역을 하라는, 위험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선인그룹 오너가에 입양되었던 동생의 비극적인 죽음. 그 충격으로 쓰러져 죽음을 앞둔 회장. 회장의 죽음과 함께 상속될 천문학적인 재산. 유리는 동생이 남긴 흔적들을 쫓으며 한 가지 의문을 품는다. 차이제가 원하는 게 오직 선인그룹일까. 혹시 다른 것이 있는 건 아닐까. 이를테면 복수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