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죽음으로 내몰았던, 내 손끝에서 놓친 첫사랑이 살아 돌아왔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니 너를 다시 만났을 때 심장이 쿵, 울린 것은 죄책감이어야 한다. 반드시. * 끝끝내 김단아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차인혁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인생을 송두리째 난도질 당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12년이 지났음에도 왜 너는 여전히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지. “이왕 위로하기로 했으면 적극적으로 해보지 그래. 나랑 자자.” “하지 마” “몇 번 한다고 몸 닳는 것 아니잖아. 남자 입장에서 좋은 일 아니야?” “너 어디 가서 그따위로 말하지 마.” “왜? 나 같은 거랑은 몸 섞기도 싫어?!” “김단아!” 어쩔 수 없는 고성이 지난 후 찾아든 정적 속. 발악하는 모습에서 처연함을 읽은 인혁은 인정해야 했다. 혐오가 쓸고 간 자리에 연민이 고이고 나면, 그다음은 어쩔 수 없는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