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인 어느 여름날, 무급 휴가 겸 강골리 삼촌 집에 내려오게 된 이림. 부모님이 반대하던 무단 여행을 강행한 업보일까. 살수차처럼 쏟아붓는 비 탓에 이림은 외딴집에 고립되고 만다. 그것도 기억 상실된 수상쩍은 미남과 함께. “사, 산. 굴렀는데.” “산에서요?” “몸이 말을, 안, 들어서……. 미안한데, 119…….” 그런데 이 남자, 조난자 주제에 생각보다 뻔뻔하고 “허락도 없이 남의 술을 마시고 그러세요?” “목말라서요. 내가 사흘 동안 잠만 잤다면서요. 어쩐지 배고프더라.” 생각보다 능청맞다. “내 몸매가 봐줄 만은 한 것 같아서요. 제법 예쁘게 타고났거든요. 참, 보셨으니까 잘 아시겠네요.” 그렇게, 강골리에서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