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인가 오빠 친구인 신윤재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를 친구의 동생으로만 생각하며 적당히 거리를 두는 줄 알았던 그가 언젠가부터 자신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저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른, 절대로 함께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빙빙 말 돌리는 거 질색이니까, 바로 얘기할게. 나랑 사귀자.” “오빠, 갑자기 그게 무슨……. 농담도 참.” “농담 아닌 거, 네가 더 잘 알 텐데. 너에 대한 내 마음을 깨달은 이상 이대로 모르는 척할 수는 없다는 게 내 결론이야.” 하지만 그와 저 사이에는 건너지 못할 강이 존재했다. 그걸 알면서도 한편으론 그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순수하고도 강렬한 욕망에 흔들렸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거절은 안 받아. 답은 무조건 ‘예스’여야 해. 그래도 시간이 필요하다면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