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나 봐요, 콜라.” 커다란 체격에 맞아떨어지는 묵직한 코트와 검정 목폴라. 원수 같은 연애에 사형선고를 내린 날, 운명처럼 만나 밤까지 보낸 남자. 서이재. 그가 관계의 ‘갑’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내 아래에서 예쁘게 무너질 생각은.” “그럴 일 없어요.” “거짓말.” “없습니다, 확실히.” 태연하게 웃는 남자와, 누구에게도 관계의 주도권을 빼앗겨 본 적 없는 여자. 공과 사를 넘나드는 관계의 변화, 영역의 반전, 낯선 감정의 파도. 과연 그 종착지는 어디일까. “그런데 그쪽 머릿속에서 나, 옷은 입고 있는 거죠?” “…가끔은.” 채원이 기막힌 얼굴로 웃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