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호주로 떠나온 지 1년. 해슬은 평소와 다름없이 셰어 하우스에 도착하지만, 그곳에서는 뜻밖의 사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와?” 낮게 묻는 남자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해슬의 담임선생님이자, 현 채움 재단의 이사인 채수한이었다. 졸업 후에는 본 적이 없으므로 정확히 7년 만이었다. 자신을 보러 먼 타지인 호주까지 찾아온 수한이 의아하기만 한데, 결혼을 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기가 막혔다. “서로의 사생활에 노 터치. 흔히들 말하는 쇼윈도 부부. 넌 나랑 그거 하면 돼.” 알고 보니 제 양부모와 수한의 부친이 타협한 결혼이었던 것이다. 해슬은 자유를 얻기 위해 결혼을 선택하고, 수한이 내건 반년 후의 이혼이라는 계약을 토대로 쇼윈도 부부를 시작한다.